대전광역시 대덕구 소재 노인장기요양시설 ‘다비다의 집’ 복지 현장 방문.

사회복지법인 천성원 윤진순 이사장 겸 원장의 70년 복지 철학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현장 목소리.

대전광역시 대덕구에 위치한 다비다의 집은 사회복지법인 천성원이 운영하는 노인장기요양시설이다. 1998년 11월 개원한 이래 대전 지역 제1호 노인장기요양시설로서의 상징성을 지닌다. 천성원은 1958년 한국전쟁 이후 고아와 장애인을 위한 교육을 시작으로 현재 농아학교인 대전원명학교, 노숙인 복지기관, 노인전문병원 등 총 14개 기관을 운영하는 지역 최대 규모의 복지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다비다의 집’ 윤진순 원장은 1950년대부터 복지 업무를 시작해 현재까지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인물이다. 천성원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윤 원장은 현재도 매일 오전과 오후 시설 라운딩(= 말벗 등 돌봄)을 돌며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고, 점심과 저녁 배식 업무에 직접 참여한다. 시설 관계자들은 수십 년간 이어온 윤 원장의 일관된 루틴이 기관 운영의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한다.

취재중 과거와 현재의 복지 환경 변화를 묻는 질문에 윤 원장은 예상치 못한 고충을 토로했다. 과거 기초수급자 중심의 입소 시스템에서는 보호자의 자부담이 없어 시설에 대한 신뢰와 감사가 높았던 반면, 노인장기요양제도 시행 이후 자부담이 발생하면서 보호자들의 민원과 불만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어르신의 신체적 사고 발생 시 시설의 책임만을 강조하거나, 이를 금전적 보상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일부 사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기초수급자분들만이 입소가능한 시절에는 보호자의 자부담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을 케어해 주는 것 자체에 감사해 했던 시절입니다. 예를 들어 예나 지금이나 어르신의 고관절 골절사고가 제일 많습니다. 이 골절로 인해 돌아가시는 분이 많거든요. 그래도 어르신이나 보호자분 모두 불만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노인장기요양제도가 시행되면서 사용자의 자부담이 생긴이후 보호자분들의 불만이 많아졌습니다. 치료비는 물론 정신적 피해까지 청구하는 사례도 종종 있습니다. 다시말해, 시설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는 어르신을 돈 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는게 아닌가 싶을 때가 많습니다.” 

법이나 정책적인 내용이 아닌 현장의 일상에서 발생하는 이야기이다. 곰곰히 곱씹어 볼 이야기이다.

다비다의 집은 운영 효율보다 어르신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유지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천 기저귀 사용이다. 일회용 기저귀가 보편화된 현 상황에서도 피부 질환 예방과 환경 보호를 위해 법인 내 공동 세탁실을 활용해 천 기저귀 시스템을 고수한다. 이는 어르신들의 욕창 방지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는 요소로 작용한다.

시설 환경 측면에서는 지상 5층 규모의 체계적인 배치가 돋보인다. 평균 약 105명의 어르신이 생활하고 있으며, 인근의 농아학교 산책로와 노인전문병원이 인접해 있어 운동과 치료를 병행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정부나 공공기관에 제언할 현장의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윤원장은 “먼저, 기초수급권자분들의 경우 수급계좌를 보호자가 관리를 합니다. 정작 어르신에게 사용되어야 하는데 보호자 마음대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설에서 생활하실 땐 시설에서, 집에서 생활하실 땐 집에서 관리하도록 제도화하는 게 필요합니다.”

“두번째로 98년부터 시작했으니 시설을 지은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여러 부분이 소실되거나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직접 보강할 수 있는 부분은 했습니다만, 엘리베이터 같은 시설은 비용이 많이 들기때문에 기능보강신청을 했습니다. 지금도 제도적으로 기능보강지원을 받고 있지만 조금더 디테일하게 개선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라고 제언했다.

[‘다비다의 집’ 윤진순 원장]

윤 원장은 정책적 대안으로 기초수급비 관리 주체의 명확화를 제언했다. 현재 보호자가 관리하는 수급계좌가 정작 시설에 있는 어르신을 위해 사용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어르신이 시설에 거주할 경우 시설에서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건립된 지 20년이 넘은 노후 시설의 안전을 위해 엘리베이터 교체 등 대규모 기능보강 사업에 대한 정부의 세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시설 기능보강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는 정책 반영 단계에 있다. 한국노인복지중앙회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 측에 관련 기능보강 지원책을 정식으로 제안하고 있는 단계라고 확인했다.

대한민국 노인복지의 역사를 몸소 겪어온 현장의 목소리는 거대 담론보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곳을 향하고 있다. 제도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노후화된 시설을 정비하는 일은 단순히 예산의 문제를 넘어 어르신들의 존엄한 노후를 보장하는 필수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요양소식=이창길 기자, 김효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