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없이 촘촘하게” 통합돌봄 대상자, 어디까지 넓히나

보건복지부·보사연 ‘제2차 지역사회 통합돌봄 포럼’ 개최… 노인·장애인·정신질환자 대상 확대 전략 논의

지난 3월 전국 단위로 본격 시행에 들어간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대상자’를 누구까지 넓힐 것인가를 두고 학계와 정부, 현장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요양시설과 재가기관이 마주할 제도 지형이 재편되는 흐름인 만큼, 요양 현장이 주목할 논의가 이어졌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KIHASA)은 8월 26일(수)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HJ 비즈니스센터 광화문점 세미나룸E에서 ‘제2차 지역사회 통합돌봄 포럼’을 열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대상자 포용성 강화를 위한 대상자 범위 및 확대 전략’을 주제로 한 이날 포럼에서는 노인·장애인·정신질환자 세 분야의 발제와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지난 7월 8일 제1차 포럼에 이은 두 번째 자리로, 현장 참석과 함께 보건복지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통합돌봄 시행 100일… 노인 대상 4만 5천여 명 접수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최재우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연구위원(통합돌봄정책개발센터)은 ‘노인 통합돌봄 대상자 현황과 추이’를 통해 제도의 도달 범위와 향후 수요를 짚었다.

최 위원에 따르면 통합돌봄 정책은 2018년 기본계획 발표와 두 차례의 시범사업(2019년 선도사업, 2023년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을 거쳐 2026년 3월 27일 전국 단위 본사업으로 전환됐다. 본사업의 노인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 중 ▲장기요양 재가급여자 ▲급성기·요양병원 등 의료기관 퇴원환자 및 생애말기 환자 ▲요양시설 등 퇴소자 ▲노인맞춤돌봄 중점군·등급외자(A·B) ▲등급판정 대기자 ▲고령 장애인 등이다.

시행 100일 시점인 2026년 6월 26일 기준 노인 대상자는 총 4만 5,619명이 신청·접수를 완료했고, 이 중 3만 7,304명이 통합돌봄 서비스를 연계받아 1인당 평균 3.3건의 서비스를 제공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최 위원은 잠재 수요에 비하면 도달 범위가 여전히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2025년 기준 통합돌봄이 필요한 대상자 규모를 분석한 결과 중복을 제거하고도 총 268만 1,810명에 이르는데, 시행 4개월 시점의 실제 대상자(약 6만 명)는 필요군 대비 2.2%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유형별로는 장기요양 재가급여자 107만 4,081명, 고령 장애인 107만 2,511명, 의료기관 퇴원환자 37만 4,525명 등이었다. 제도를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한 국민 비중도 15.6%에 그쳐, 다양한 채널을 통한 대국민 홍보가 과제로 제시됐다.

수요의 지역 격차도 드러났다. 노인인구 1천 명당 통합돌봄 대상자 수는 전남 함평군(355.3명)이 가장 많았고 서울 서초구(151.7명)가 가장 적어 최대 2.2배 차이가 났다. 통합돌봄 필요 대상자가 도시보다 군 단위 지역에 많은 반면 공급은 취약해, 국가 차원의 돌봄 공공 인프라 확충과 지자체 전담 인력·예산 확보가 관건이라는 진단이다. 대상자 규모는 초고령화에 따라 2040년 436만여 명, 2050년 481만여 명으로 늘어(총인구 대비 각각 8.7%, 10.2%)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장애인 통합돌봄, ‘중증’을 넘어 ‘경증·발달·고령’으로

두 번째 발제자인 김동기 목원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부 교수는 ‘장애인 통합돌봄 대상의 특성 및 사업 현황’에서 현행 기준의 한계와 확대 전략을 제시했다.

현재 장애인 통합돌봄 대상은 65세 미만 심한 장애인 가운데 주 장애유형이 지체 또는 뇌병변인 경우로 좁게 설정돼 있다. 2025년 12월 말 기준 등록 장애인은 262만 7,761명으로 이 중 중증이 36.6%, 65세 이상이 56.9%다. 65세 이상 고령 장애인 약 149.6만 명은 노인 통합돌봄으로, 65세 미만 중증 지체·뇌병변 장애인 약 17만 명만 장애인 통합돌봄 대상에 포함된다. 그 결과 지난 3~6월 65세 미만 장애인 신청자는 610명, 실제 서비스 지원자는 303명에 그쳤다.

김 교수는 대상자 포용성 강화를 위한 세 가지 쟁점을 던졌다. 첫째, 경증 장애인 확대다. 2023년 장애인실태조사에서 경증 장애인의 42.7%가 일상생활 지원 부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나 노인(18.3%)의 두 배를 웃도는 만큼, 무조건적 배제가 아니라 별도 신청 기준을 마련해 제도권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 고령 장애인의 분리 접근이다. 65세 이전부터 장애를 안고 나이 든 ‘고령화된 장애인(Aging with Disability)’과 노년기에 장애를 얻은 ‘노인성 장애인(Disability with Aging)’은 서비스 욕구가 다른 만큼, 65세 고령 장애인을 무조건 노인 돌봄으로 편입하기보다 선택권을 부여하자는 제안이다. 특히 2027년 7월부터 장애인활동지원과 노인장기요양 간 선택이 가능해지는 제도 변화와 맞물린 지점이다. 셋째, 발달장애인의 통합돌봄 대상 여부에 대한 검토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정신질환자, 반복 입퇴원의 굴레… “돌봄체계부터 없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하경희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정신질환자의 통합돌봄 진입: 현황과 과제’를 발표했다.

하 교수는 정신질환자가 반복적인 입·퇴원의 굴레에 놓여 있다는 점을 근거로 지역사회 돌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퇴원 후 90일 내 재입원율이 30.0%에 달하고, 2024년 급여비용 통계에서 조현병(F20)은 총진료비 약 6,582억 원으로 질병 소분류별 2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정신질환자는 장기요양·장애 등록 기준에서 배제돼 공적 돌봄 서비스 체계 자체가 부재하며, 230개 지자체 중 정신재활시설 미설치율이 39.1%, 주간재활시설 미설치율이 70.4%에 이르는 등 지역 인프라도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정신질환자 돌봄 대상 규모는 F코드 수진자 약 260만 명, 중증 정신질환자(조현병·양극성·중증우울 등) 약 70만 명, 실제 돌봄 필요자 약 20만 명으로 추산됐다. 통합돌봄 로드맵상 정신질환자는 2단계(2028~2029년)에서 대상 확대가 검토되며, 중증 정신질환자 대상 시범사업이 2027년부터 추진될 예정이다. 하 교수는 장기적으로 비자의입원 환자에 대한 공적 돌봄, 중증 외 진단명 확대, 중독자 포함 등 대상 확대 방안과 함께 주간활동 바우처 신설·동료지원·지원주택 등 서비스 확충, 그리고 실무자의 이해와 역량 강화를 과제로 꼽았다.

종합토론… “필요한 국민에게 빠짐없이”

발제에 이어 양난주 대구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유재언(가천대)·김경란(한국장애인개발원)·강상경(서울대)·장숙량(중앙대)·김아래미(돌봄과미래·서울여대)·이재철(진천군청 통합돌봄팀장)·허윤희(한겨레신문 기자)·박문수(복지부 장애인정책과장)·우경미(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 등 각계 전문가가 참여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박재만 통합돌봄지원관은 “통합돌봄이 정말 필요한 국민에게 빠짐없이 닿을 수 있도록 대상자 범위를 촘촘히 살피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참고해 앞으로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돌봄 현장에 주는 시사점

이번 포럼은 요양시설·재가기관 운영자에게도 여러 신호를 던진다. 통합돌봄 대상이 장기요양 재가급여자와 요양시설 퇴소자, 등급판정 대기자, 등급외자까지 포괄하도록 설계된 만큼, 요양기관은 입소·이용 경계선에 있는 어르신을 지역사회 서비스와 연계하는 접점이자 통합돌봄 전달체계의 한 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요양병원·요양시설 입·퇴소 단계의 정보 연계, 예방적 돌봄 대상 발굴, 지역별 수요-공급 격차 대응 등은 향후 제도 확대 과정에서 현장이 직접 체감하게 될 과제다. 대상자 확대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요양기관 차원에서도 통합돌봄 연계 흐름과 대상 기준 변화를 미리 살펴둘 필요가 있다.

<요양소식=이창길 기자 disanbak@yoyang.ai.kr>

법무법인 민
법무법인 민

관련기사

강원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연찬회 영월서 진행…돌봄 현장 헌신 격려 및 역량 강화

강원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연찬회 영월서 진행…돌봄 현장 헌신 격려 및 역량 강화

강원특별자치도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대상 1박 2일 연찬회, 현장 실무자 사기 진작 및 소통의 장 마련 존엄 돌봄·인권 실천 중심 전문 역량 강화 교육 진행,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상 10명 수여 강원특별자치도 내 노인복지시설 현장에서 돌봄을 실천하는 실무자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강원특별자치도 노인복지시설협회는 지난 9월 16일부터 강원도 영월 동강시스타에서 1박 2일간 ‘2026년 강원특별자치도 노인복지시설협회 종사자 연찬회’를 개최했다....

AI와 로봇 기술이 바꾸는 돌봄 일상… ‘2026 대한민국 사회서비스 박람회’ 현장

AI와 로봇 기술이 바꾸는 돌봄 일상… ‘2026 대한민국 사회서비스 박람회’ 현장

AI 전환 기술 및 지역 통합 돌봄 모델 전시 사회서비스 도입 20년 발자취 점검과 민관 협력의 미래 모색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 기술이 복지와 결합하여 돌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전시의 장이 열렸다. 요양소식에서는 전시장을 방문해 돌봄의 기술과 연결, 그리고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양재 aT센터에서 진행된 ‘2026 대한민국 사회서비스 박람회’는 보건복지부 주최, 중앙사회서비스원 주관으로 열렸으며 ‘사회서비스 20년의 발자취, 함께 만든 변화와 미래’를...

어르신 삶 바꿀 노인 정책 수립 전 영향 먼저 검토…’노인정책영향평가 고시’ 행정예고

어르신 삶 바꿀 노인 정책 수립 전 영향 먼저 검토…’노인정책영향평가 고시’ 행정예고

보건복지부, 노인정책영향평가 대상·절차·기준 규정한 고시 제정안 공개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정부 정책 수립 단계부터 어르신 삶과 세대 간 형평성 반영 의무화 정부가 노인 관련 정책의 수립 및 변경 단계에서 해당 정책이 어르신의 삶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체계적으로 분석·평가하는 제도를 연내 전격 시행한다. 보건복지부는 9월 15일부터 10월 5일까지 '노인정책영향평가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고시 제정은 「노인복지법」 제5조의2 및...

돌봄소식 뉴스레터

이메일 주소를 남기시면, 돌봄소식을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신청이 완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