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첨단 AI로 안전 지키고 손편지로 온기 잇다… ‘대한민국 사회서비스 박람회’ 부스 방문기

급격한 고령화와 돌봄 공백, 복지 사각지대는 우리 사회가 마주한 가장 시급한 과제다. 지난 9월 15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사회서비스 박람회’는 이러한 고민에 다양한 대안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사회서비스원이 공동 주최한 이번 박람회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최첨단 돌봄 기술부터 정보 취약계층을 위한 배리어프리 솔루션, 아날로그 감성의 정서 돌봄까지 아우르며 미래 복지의 현주소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던 부스 4곳을 직접 찾았다.


1. 센서와 로봇이 지키는 스마트 요양원 — ‘스마트 사회복지시설 체험존’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곳은 실제 요양시설 병실을 그대로 재현한 ‘스마트 사회복지시설 체험존’이었다. (주)피플앤드테크놀로지 주관으로 빅웨이브로보틱스, 이든티엔에스, 마에호, 클레버리스 등 12개 전문 기업과 연구기관이 컨소시엄을 이뤄 구축한 공간이다.

침대 위에는 어르신의 생체신호와 수면 패턴을 실시간으로 읽어내는 비접촉 레이더 센서가 장착되어 있었고, 벽면 모니터에는 입소자의 움직임이 데이터로 끊김 없이 표시됐다.

현장 관계자는 “입소자가 침대에서 이탈하거나 낙상하는 위험 상황이 생기면 CCTV와 레이더가 엣지 AI를 통해 즉각 간호사실로 알린다”며 “기저귀 교체 시점을 센서로 알려주는 AI 스마트 기저귀와 혈압·맥박을 바로 전산화하는 간호기록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요양보호사의 단순 행정 업무가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기술이 종사자의 육체적 부담을 덜어 이용자와의 대면 교감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다.

2. “집이 곧 돌봄의 공간” — NHN 컨소시엄의 ‘AI 스마트홈’

시설 밖, 어르신이 살던 집에서 안전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재가 돌봄 기술도 주목을 받았다. 보건복지부 AX-Sprint 사업의 일환으로 NHN, 카카오헬스케어, 와플랫, SK쉴더스 등이 참여한 ‘AI 스마트홈’ 부스다.

이곳에서는 경기도와 전남 광주 등 400가구를 대상으로 실증 중인 재가 돌봄 모델을 소개했다. 거실과 방안에 설치된 AI 스피커, 화재·가스누출 감지기, 동작감지 센서가 연동되어 요양보호사가 없는 시간대인 ‘주 167시간의 돌봄 공백’을 실시간으로 메운다.

여기에 연속혈당·연속혈압 측정기와 연계된 만성질환 관리, 태블릿 기반 AI 인지재활 훈련까지 더해져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가지 않고도 익숙한 집에서 존엄한 삶을 이어가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IP, Aging in Place)’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3. 복잡한 복지 서류, 누구나 한눈에 — 쉬운 정보 변환 서비스 ‘온글’

기술의 혁신은 정보 약자를 향한 배려로도 확장됐다. 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과 AI 소셜벤처 EQ4ALL이 협력 개발한 쉬운 정보 변환 플랫폼 ‘온글’ 부스에는 복지 실무자들의 문의가 쏟아졌다.

국내 성인의 약 20%가 낮은 문해력으로 일상에 불편을 겪고, 발달장애인의 44%가 글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에서 출발한 서비스다.

‘온글’은 공공기관의 난해한 정책 안내문이나 신청 서식을 AI가 쉬운 어휘로 1차 변환하고, 전문가 감수와 발달장애인 당사자 검증을 거쳐 직관적인 픽토그램 이미지로 가공한다.

부스 관계자는 “좋은 복지 제도가 있어도 서류가 너무 어려워 신청을 포기하던 분들이 많았다”며 “공공 서식이 이처럼 쉬운 글로 보급된다면 사각지대를 크게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 속도의 시대, 멈춰 서서 마음을 건네다 — 사단법인 온기 ‘온기우편함’

스크린과 컴퓨터가 가득한 전시장 한가운데서 유독 따뜻한 노란빛으로 발길을 멈추게 한 곳은 사단법인 온기의 ‘온기우편함’ 부스였다.

노란 우체통 앞 테이블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고민을 펜으로 꾹꾹 눌러쓰는 관람객들이 있었다. 익명으로 고민을 적어 편지함에 넣으면, 자원봉사자인 ‘온기우체부’들이 정성스런 손편지 답장을 보내주는 아날로그 상담 서비스다.

현장 관계자는 “복지에 첨단 자동화 기술이 필수가 되었지만, 고립감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마지막 열쇠는 결국 사람의 온기”라며 “기술의 효율성 위에 사람 사이의 정서적 연대가 더해져야 진정한 복지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2026 대한민국 사회서비스 박람회’는 복지가 단순한 지원에서 그치지 않고 첨단 기술 산업과 유기적으로 결합된 든든한 사회안전망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로봇과 센서가 돌봄 종사자의 고된 육체 노동과 서류 작업을 덜어주고, AI가 정보의 문턱을 낮추며, 그로 인해 확보된 시간 속에서 사람이 사람을 더 따뜻하게 품어내는 구조. 이번 박람회가 남긴 값진 메시지는 차가운 자동화가 아닌, 사람을 더 따뜻하게 연결하는 기술의 힘이었다.

<요양소식=김효동 기자>

법무법인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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