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법인 민 정재호 대표변호사 인터뷰
- 부당청구 환수처분과 노인학대 처분의 쟁점, 그리고 시설이 지켜야 할 대응 원칙
초고령사회 진입과 통합돌봄 시행으로 요양 현장이 큰 변화를 맞고 있다. 그러나 변화의 이면에는 공단의 환수처분과 지방자치단체의 업무정지처분, 그리고 급증하는 노인학대 사건이라는 무거운 법적 리스크가 함께 자리한다. 『돌봄소식』은 노인장기요양 분야의 소송과 자문을 오랫동안 수행해 온 법무법인 민의 정재호 대표변호사에게 현안을 물었다. 정 변호사는 “행정기관과 수사기관이 현장의 어려움과 한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시설과 종사자에게 과도한 징벌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시설이 실무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대비책을 조목조목 짚었다.
“우연히 만난 분야, 사명감이 되다”
법무법인 민은 2009년부터 민형사 소송을 비롯해 금융·건설부동산·노동·기업자문·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종합 법률서비스를 제공해 온 로펌이다. 정 변호사는 이곳에서 검찰·경찰·기업자문과 함께 노인장기요양 사건을 주로 맡고 있다.
그는 노인장기요양을 “변호사에게도 생소한 분야”라고 표현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과 노인복지법, 사회복지사업법 등 관련 특별행정법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상당히 요구하기 때문이다. 정 변호사가 이 분야에 발을 들인 것은 약 8년 전. 우연히 한국노인복지중앙회의 민사사건을 수행하면서부터다.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환수처분, 관할 지자체의 업무정지처분 등 각종 처분 취소 소송과 자문 업무를 이어 왔다.
정 변호사가 사명감을 갖게 된 배경에는 현장에서 목격한 제재의 무게가 있다.
그는 “공단 환수처분은 관련 고시에 따라 종사자 한 명의 근무시간이 단 몇 시간 부족한 경우에도 그 종사자의 한 달 월급을 넘어 수천만 원의 환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급증하는 노인학대 사건에 대해서도 “방임, 정서적 학대 등 학대 유형의 의미와 범위가 모호하고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단순 과실에 의한 행위가 무거운 업무정지처분과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련 규정의 개정과 행정청의 태도 변화를 목표로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손봐야 할 제도는? ① 부당청구 환수처분 “예측가능성과 비례성이 없다”
정 변호사는 장기요양기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문제를 크게 두 갈래로 나눴다. 부당청구에 관한 공단 환수처분의 근거 규정과, 노인학대에 관한 업무정지처분의 근거 규정이다.
먼저 환수처분에 대해 그는 근거 규정이 고시·공고 등 하위 법령에 지나치게 산재해 있다는 점을 첫 번째 문제로 꼽았다.
“모든 내용을 법률과 시행령·시행규칙에 담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국민에게 예측가능성을 줄 수 있도록 주요 부분은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시와 공고는 보건복지부와 공단 이사장이 수시로 개정하는데, 어르신을 돌보기에도 바쁜 시설이 개정 내용을 그때그때 따라가며 숙지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는 하위 법령 개정 시 충분한 계도 기간을 두어, 그 기간 내 위반이 있더라도 곧바로 불이익한 처분을 하기보다 행정지도를 통해 시정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로는 현지조사의 사전통지 문제를 짚었다.
행정조사기본법 제17조 제1항은 현지조사 시 7일 전까지 사전통지를 하도록 규정하지만, 공단은 이를 생략하고 있다. ‘미리 통지하면 증거인멸 등으로 조사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단서 조항(제1호)을 근거로 삼지만, 정 변호사는 “막상 환수처분 사유를 살펴보면 애당초 미리 통지한다고 해서 증거인멸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러한 관행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하며,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사전통지 의무를 부여하는 특별 규정을 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봤다.
세 번째는 환수 금액의 과도함이다.
보건복지부가 2024년 1월 1일 고시 제54조 등을 개정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은 있으나, 여전히 처분 금액이 위반행위에 비해 지나치게 무겁다는 것이다. 그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궁극적으로 장기요양기관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되도록 많은 국민이 급여 혜택을 얻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지금의 환수처분은 단 한 번의 처분으로 기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력배치기준 판단 방식의 전면 개편을 강조했다. “개별 근로자별로 월 기준 근무시간을 산정할 것이 아니라, 동일 직종군의 근무시간을 합산해 인력배치기준 충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어느 한 종사자의 근무시간 부족을 이유로 수천만 원, 많게는 수억 원의 환수처분이 이루어지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손봐야 할 제도는? ② 노인학대 처분 “학대 유형의 의미부터 명확히”
두 번째 갈래인 노인학대 처분에 대해서도 정 변호사의 문제의식은 뚜렷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노인복지법과 마찬가지로 학대 유형을 신체적·성적·정서적 학대와 유기·방임·경제적 학대로 나누는데, 각 유형의 의미가 모호하고 추상적이어서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실제 사례를 들었다. 요양원에서 기저귀 교체 시 가림막을 하지 않은 행위를 성적 학대로 판정한 경우가 있는데, 시행규칙은 성적 학대에 대해 1회 위반 시 지정취소를 규정한다. 골절 수술 후 복귀한 어르신이 낙상하지 않도록 침대 난간보다 높은 안전망을 설치한 것을 신체적 학대로 판정한 사례도 있다. 신체적 학대는 1차 위반 시 업무정지 6개월이다. 정 변호사는 “종사자가 고의로 어르신을 학대한 사건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고의 없이 업무를 처리한 것이 학대로 판정받는 경우”라고 강조했다.
해법으로 그는 이미 누적된 법원 판결의 법리를 노인장기요양보험법과 노인복지법에 반영해, 하위 법령에서라도 학대 유형의 의미를 명확히 규정하고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을 제안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이 판정 기준으로 삼는 보건복지부의 학대판정지표 역시 법 문언과 법원 해석을 종합해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봤다. 아울러 행정청도 경미한 사안은 제재처분이 아닌 행정지도로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조언했다.
정 변호사는 제도 개선의 움직임도 전했다.
“현재 중앙회 한철수 회장님과 지역 협회장님들이 힘을 모아,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노인학대에 대한 행정처분의 종류로 ‘시설개선명령’을 추가하는 개정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어 회원들의 권익 신장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설이 놓치는 리스크는? “인력배치기준, 그리고 기록”
운영 현장에서 가장 흔히 놓치는 법적 리스크를 묻자, 정 변호사는 인력배치기준 위반을 첫손에 꼽았다.
환수처분에서 가장 문제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양원과 주간보호센터, 방문요양을 병설 운영하는 경우 겸직 종사자의 근무시간 인정 기준을 확실히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직종별 업무 범위도 법령과 관련 판결, 복지부·공단 지침에 맞게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그는 “환수처분의 대부분은 어느 한 직종의 종사자가 다른 직종의 업무를 수행했다는 것”이라며, 요양보호사가 세탁을 해 위생원 업무를 하거나 조리를 보조해 조리원 업무를 한 경우를 예로 들었다.
“업무가 많은 장기요양기관에서 직종을 가리지 않고 서로 돕는 것이 상식에 부합할 수 있지만, 공단은 이를 직종 외 근무로 보고 인력배치기준 위반으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환수처분은 부당이득 징수에 그치지 않고 지자체의 업무정지처분으로 이어진다. 법이 부당청구에 대해 환수와 업무정지 두 처분을 모두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어, 현지조사를 받은 기관 대다수가 이중의 불이익을 입는다.
그의 실무 원칙은 명료했다. “종사자의 근무시간과 근무 내용에 모호한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공단에 질의하고, 그 답변을 서류로 남겨 두어야 한다.” 향후 현지조사에서 소명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정 변호사는 이미 현지조사가 개시된 경우 변호사 선임을 고려할 것도 권했다. 공단의 현지조사는 통상 사전 통지 없이 개시일 당일 아침, 조사 약 2시간 전에 통보되고 곧바로 시작된다. 적지 않은 압박 속에서 조사를 처음 겪는 원장과 종사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밝히지 못한 채 조사관이 불러주는 대로 사실확인서를 작성하고, 자신이 무엇을 썼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변호사가 조사에 참관하도록 해, 종사자들이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왜곡된 내용이 사실확인서에 기재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법원의 변화를 보여주는 승소 사례도 소개했다. 사회복지사와 물리치료사가 ‘녹화형 온라인 보수교육’을 수강한 것을 두고, 근무시간 내 실제 수강 시간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근무시간 불인정 및 인력추가배치 가산기준 위반 환수처분이 내려진 사건이다.
정 변호사 측은 관련 법령 어디에도 녹화형 온라인 교육을 배제하는 규정이 없고, 당시 코로나19로 대면 교육 참여가 어려웠던 점 등을 들어 다퉜고, 항소심 법원은 처분이 정당하다는 원심을 취소하고 요양원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법원이 그동안 보수적으로 판단해 온 환수처분 소송에서 조금씩 장기요양기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개정 형사소송법과 노인학대는? “정기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찰청은 공소청으로 전환해 공소 유지를 전담하고, 수사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이 맡게 됐다. 그 후속 조치로 노인학대 관련 범죄를 이른바 ‘7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포함해 전건 송치하도록 하는 특별법 개정안도 발의될 예정이다.
정 변호사는 “장기요양기관 내 노인학대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보여주는 움직임”이라며, 중대범죄수사청이 관여하게 되면 수사 강도와 기소율이 지금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때 시설 운영자에게는 평소 얼마나 철저히 관리·감독했는지가 관건이 된다. 정 변호사는 “정기적인 노인학대 예방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수사기관과 법원의 공통된 시각”이라며, 개괄적 교육이 아니라 구체적인 예방·응급상황 대처·안전한 케어 방법을 수시로 교육·지시하고, 그 사실을 교육기록지·인수인계일지·회의록 등에 남겨 둘 것을 강조했다.
종사자에게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직접 케어를 제공하는 만큼 찰나의 방심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노인복지법 위반으로 벌금 이상의 형이 선고되거나, 업무상과실치사상이라도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선고되면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소한다. 과실에 의한 업무상과실치사도 합의가 없는 한 집행유예 이상이 선고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는 “평소 어르신을 관찰하고 케어한 내용을 기록지에 상세히 적어, 최선을 다해 모셨다는 사실을 소명할 자료를 남겨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지속가능한 경영의 조건은? “계약서를 점검하고, 모든 것을 기록하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지속가능한 운영을 이어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정 변호사는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법령 숙지와 문의 기록이다.
노인복지법·노인장기요양보험법·사회복지사업법 등 관련 법령을 하위법령까지 명확히 숙지하고, 의문이 드는 부분은 관할 행정청·공단에 적극 문의해 답변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그는 국민신문고를 통한 문의도 추천하며 “추후 법 문언의 모호함으로 행정청과 해석이 갈려 처분의 위법성이 문제될 때 법적 리스크를 방어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둘째는 계약서 점검이다.
그는 “분쟁 발생 시 법원과 행정청, 수사기관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계약서”라며, 시설 이용자 또는 종사자와의 계약서가 시설에 과도한 책임을 지우고 있지는 않은지, 문언이 모호해 해석이 갈릴 위험은 없는지, 현행 법과 판결 법리·행정청 지침에 부합하는지를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검토할 것을 권했다. “모든 사업장과 경영의 기본인데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라는 것이다.
셋째는 기록이다.
정 변호사는 “기록이 곧 무기라는 생각으로 가능한 모든 범위에서 기록을 남겨 달라”고 당부했다. 종사자에게 교육·지시·관리·감독한 내용은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교육기록지·일지 등으로 남기고, SNS로 수시 공지한 내용도 증거로 보관해야 한다. 그는 “실제로 교육·지시했으나 이를 입증할 자료가 없어 소명이 부족한 안타까운 경우를 자주 본다”며, 평소 종사자에게 개별적·구체적인 사고 예방 조치를 교육·지시했음을 입증하면 시설의 책임이 면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CCTV를 여러 곳에 설치해 사각지대를 없애고, 작은 사고라도 영상을 전후로 꼼꼼히 확인해 개선 조치를 즉시 반영하며, 종사자와 원활히 소통할 것을 강조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 조사, 초기 대응이 관건
정 변호사는 노인학대 의심 신고로 노인보호전문기관의 현지조사가 개시된 상황에서의 대응도 구체적으로 조언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은 보건복지부의 학대판정지표를 근거로 판정하는데, 인정 범위가 넓어 시설로서는 학대로 보기 어려운 업무상 행위나 과실이 학대로 판정돼 행정처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승소 사례를 들었다.
치매로 인한 문제행동으로 다른 어르신들에게 안전사고 위험이 있던 어르신에 대해, 보호자 동의를 받고 종사자들이 가장 바쁜 오전 7시를 전후로 약 1시간 동안 방문을 끈으로 살짝 막아 방 안에서 배회하도록 한 사례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은 신체적 학대로 판정했고 지자체는 시설개선명령을 내렸으나, 정 변호사 측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신체적 학대는 폭행·상해 또는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 국한해 해석해야 하고, 단순히 문을 막아 안에 머물게 한 행위는 다소 부적절할 수 있어도 그 자체만으로 신체적 학대로 보기 어려우며,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최근 노인보호전문기관의 학대 판정만으로 공단의 장기요양등급평가가 하락하는 규정이 생겼고, 지자체도 학대 판정이 있으면 처분 양정은 달리하더라도 무조건 처분으로 나아가는 경향이 강하다며, “노인보호전문기관 조사 단계부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르신 돌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끝으로 정 변호사는 노인복지중앙회 회원과 종사자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했다.
그는 “초고령사회에서 장기요양기관은 국가를 대신해 어르신들의 생활과 건강, 안전을 지키고 복지를 증진하는 중대한 책무를 진 중요한 기관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도 “행정기관·수사기관과 어르신·보호자·종사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인 사이에서 상당한 법적 리스크를 떠안은 채 어려운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어르신들을 돌보며 사회에 공헌하고 계신 회원 기관 여러분께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며 “저와 저희 법무법인은 장기요양기관이 직면한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명확하고 합리적인 법제 아래에서 어르신들을 충실히 돌보는 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